싸우는 사서 시리즈


뫼신사냥꾼 - 《뫼신지기》는 언제쯤 나오려나. 나올 수 있으려나. ├ 장르소설



  불현듯 《뫼신사냥꾼》에 대한 기억이 보글보글 올라와서 떠들어보겠습니다.

  《뫼신사냥꾼》 상하권이 다 나온 게 2008년 2월이니, 어언 2년하고도 5개월이 지났군요.
  야심차게 나섰던 듯하지만 사실 별 거 없었던 아키타입이라는 브랜드가 별안간 공중분해되고 나서, 출간이 예고되었던 《뫼신사냥꾼》의 후속작, 2부라는 《뫼신지기》의 향방도 붕 떠버리고 말았죠. 후, 후후후, 후후후후후…….
  혹시나 해서 들러본 작가분, 하뎃 님의 사이트에도 별 다른 얘기가 없고요.

  이 《뫼신사냥꾼》이란 완전 신작이 아니라 기실 하뎃이란 인터넷 닉네임을 쓰는 작가 윤현승의 예전 작품, 《흑호》의 리메이크작입니다. 저는 이 《흑호》를 정말 재미있게 봤던지라 《뫼신지기》를 엄청 엄청 기대했었기 때문에 이 사태에 혼이 다 빠져나갈 지경이어서, 이 흑호 풀 뜯어먹는 심정을 시 한 수 읊어 표현하자면 이하와 같습니다.



육체는 단명이고

근성은 영원한것

세희……

폭마가 최고다.


폭룡폭마의 시 ∼




  ………….

  -_-;;;

  아니 뭐 근성은 영원한 것이니 폭룡, 아니 폭마와 함께 하는 대류, 아니 세희도 다시 활자화된 모습으로 볼 수 있겠죠! 그렇게 믿어야죠!
  여하간 모처럼 《뫼신사냥꾼》에 대한 얘기를 꺼냈으니, 구판 《흑호》와 그 리메이크작인 지금의 《뫼신사냥꾼》 간의 차이를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이하부터는 구작 《흑호》의 내용을 포함한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 이름이 변했다

  일단 바로 눈에 띄는 차이점은 이름입니다. 주인공 세희와 함께 하는 뫼신을 잡아먹는 뫼신, 흑호의 별명은 『폭마』라는…… 참으로 호쾌한 이름이었지만, 리메이크되면서 『먹귀』라는 순 우리말 냄새나는 울림으로 바뀌었죠.
  이는 작품 전반적으로 다 해당되는 부분으로, 일단 고유명사만 둬도 세희가 검술을 배웠던 청수관은 『푸른물 검술관』으로, 검술관에 전해지는 귀신 잡는 보검의 이름도 한월에서 『서슬달』로, 대호라는 참 몰개성하기 짝이 없는 이름도 『먹그늘』이란 그럴싸한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외에도 한자 발음을 가급적 배제하고 순 우리말을 쓴 흔적들이 엿보여요. 예를 들어 기존에는 구미호라 한자 발음으로 표기했던 걸 《뫼신사냥꾼》에서는 아홉꼬리 여우라 표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여우 아가씨의 이름도 지호에서 『소소리』로 바뀌었고요.
  이렇게 순 우리말 명칭을 쓰려 한 점은 개인적으로 무척 흡족한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예전에 흑호를 두고 『폭마』라 할 때마다 손발이 살짝 돌돌 말릴락 말락 하는 기분을 느꼈었거든요! 먹귀가 나아요 먹귀가!

  그리고 특이한 것은 주인공 세희의 성이 진씨에서 한씨로 바뀌었다는 것. 구작에선 진세희였다가 신작에서는 한세희가 되었더군요.
  세희라는 사내가 가슴 속에 한(恨)을 새기고 살아간다는 걸 떠올리자면, 진씨보다는 한씨 청년이 되는 게 어울려보이긴 합니다.


■ 서릿바람

  《뫼신사냥꾼》과 《흑호》 1부 간의 최대의 차이. 흰아미 산의 뫼신 서릿바람입니다.
  서릿바람, 서리는 구작 《흑호》에서는 그림자도 안 비치던 아이였다가 《뫼신사냥꾼》에서 강한 인상을 주는 삽화와 함께 등장했죠. 그리고 뫼신이라면, 귀신이라면 선악을 구분하지 않고 잡아먹는다는 각오로 뫼신 사냥을 하던 세희가 갈등하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구작 《흑호》부터 이어져내려온 선배 히로인이랄 수 있는 소슬바람, 소소리(지호)와 여러모로 대비되는, 신작의 히로인입니다.
사실 《뫼신사냥꾼》에서 나오리라 전혀 예측도 못했던 신 히로인 서리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소소리와 대면할 날을 기다려왔었는데, 하권 말미에서 둘이 만나자마자 티격태격하는 걸 보니 참 흐뭇했었습니다.
  그 이후 얘기도 보고 싶은데, 흑.


■ 구성의 차이……?

  구작 《흑호》는 이하와 같은 3부 구성이었습니다.

  - 1부, 『뫼신사냥꾼』
  - 2부, 『소년의 꿈』
  - 3부, 『하늘이 울부짖는 땅』

  그리고 작가의 예고한 바에 따르면 신작 《뫼신사냥꾼》 또한 3부 구성이죠.

  - 1부, 『뫼신사냥꾼』
  -  2부, 『뫼신지기』
  - 3부, 『뫼신들의 전쟁』

  이 신구작이 풀어내는 이야기의 큰줄기는 언뜻 보기에 동일해보입니다.
  동혜라는 나라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거대한 마물, 타천이 존재하고, 타천에게 원한을 갖고 있는 또 다른 마물 흑호가 타천을 쳐죽일 힘을 축적하기 위해 각지의 뫼신, 요괴, 귀신들을 잡아먹습니다. 세희는 타천과 그 수하들 때문에 괴멸한 어느 검술 도장의 제자로 복수를 위해 흑호와 융합했죠. 우여곡절 끝에 타천을 물리칩니다.
  그런데 이 큰줄기라는 게 정말로 신구작이 동일할지 의문이 듭니다.
  실제로 《뫼신사냥꾼》과 《흑호》의 1부는 큰줄기만 따지고 봤을 때 거의 동일하고, 신작의 2부인 《뫼신지기》 또한 《흑호》의 2부처럼 주인공 세희의 과거 회상편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그런데.
  구작 《흑호》에서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철두철미하게 감춰왔던 비밀, "타천이 보약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뫼신사냥꾼》에서는 하권 말미에서 기고만장한 용, 누룰미르의 입을 빌어 선뜻 밝혀버렸단 말이죠.
  이걸 감안해보자면 제3부에 해당하는 부분은 구작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까 싶더군요.
  《흑호》에서 타천이 이미 다 죽어가는 형편이라는 사실은 꽤나 큰 반전이었죠. 그 전까지 타천은 참 불세출의 대마물처럼 묘사되어왔었거든요. 자칫 잘못하면 김이 팍 샐만한, 위험한 반전이긴 했는데 당시 《흑호》를 읽었을 때는 허어…… 하고 기분 좋은 허탈감을 느꼈더랬습니다.

  신작인 『뫼신 시리즈』는 구작에 비해 동혜 바깥, 다른 나라의 설정도 보다 방대해졌고, 제3부의 부제인 『뫼신들의 전쟁』이란 이름을 보니 어째 동혜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를 둘러싼 장대한 이야기로 발전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의 전작인 《다크 문》이나 《하얀 늑대들》 등을 염두에 두자면 이런 장대한 서사시풍의 이야기는 작가 윤현승의 특기이기도 하고요.
  사실 옛날 《흑호》는 세희가 지호와 함께 물 건너 섬나라(일본을 연상케 하는) 신월로 건너가는 것으로 끝났었는데요. 이 마무리는 어른들의 사정상 조기 종결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 비화를 감안하자면 신작 『뫼신 시리즈』는 동혜만에 국한된 이야기로만 끝날 것 같진 않군요.



  원래부터 《흑호》라는 작품을 좋아했고, 그 개정판인 《뫼신사냥꾼》 또한 책자 구성부터 삽화까지 다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에 2부인 《뫼신지기》가 나올 기약이 없다는 것이 참 아쉽습니다. 이게 《하얀 늑대들》처럼 개인지 형식으로라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생길 정도로요.

  하긴 요새 들어서는 윤현승 씨의 신작이라면 뭐든 다 상관없다는 기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뎃 님 2009년 시즌 오프 이후 별 다른 집필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거든요. ㅠㅠ



덧글

  • 새누 2010/07/17 22:54 # 답글

    정말 상당히 아쉽죠.... 한국적인 세계관이 녹아있는 작품이라고 할까. 작품안에 여러 인간군상들이나 사건을 보면 우리나라 설화같은게 떠오르기도 하고 말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세희의 각성으 뭐 최고였죠, 아무튼 귀여운 두 아가씨(한명은 연상 한명은 로리)가 있는 세희도 행복해질지도요... 아, 그러고보니 그 고양이 아가씨도 있던가(...)

    아무튼 어떻게 다시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소설 중 하나입니다
  • 에뎀 2010/07/18 00:20 #

    아, 진짜요. 흑호 때도 좋아했지만 뫼신사냥꾼으로 개정되고 나서부터는 진짜 마음에 쏙 든 작품이라, 하필 1부만 쏠랑 나와서 전체적인 완성도까지 팍 깎아먹은 꼴로 흐지부지됐으니 속이 막 썩을 지경입니다.
  • 예로 2010/11/18 17:13 # 삭제 답글

    주변에 윤현승 작가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흑호가 리메이크 되었다는 사실도 얼마전에 알았고

    그 리메이크된 뫼신사냥꾼마저 절판됬다는 사실을 어저께 알아버렸네요..

    발 동동 구르면서 어떻게 어떻게 상권은 중고로 구했는데

    하권을 구할 도리가 없으니 내용이 궁금해 미칠것만 같아요................................

    흑호도 다시읽고 싶은데 구할 방법이 도무지 없어서
    한숨만 쉬고 있답니다ㅠㅗㅜ..

    그래도 님 리뷰보니까 궁금증이 조금 가시는 느낌이에요
    감사합니다 잘보고가요
    가끔 놀러올께요^^*
  • 에뎀 2010/11/21 17:03 #

    음…… 흑호도 간간히 매물이 올라오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제는 그렇지도 않나보네요.
    뫼신사냥꾼이 절판되고 후속작이 불투명해진 사태는 지금도 가슴이 쓰립니다.
  • 오버클럭 2013/03/31 01:45 # 삭제 답글

    이번에 뫼신사냥꾼 6권 완결로 출간됐습니다 ^-^

    저는 흑호 이후로 근10년만에처음 접하는거라 지금 1권 읽었는데 서리가나왔던지 안나왔던지 엄청 헷갈리고 서리가 어찌됐는지 궁금했는데 덕분에 안심하고 갑니당 ㅎㅎ
  • 에뎀 2013/03/31 20:15 #

    저도 예약해서 구입했습니다. 책이 있는데 당장은 탐독하기 어려울성 싶네요.
    시간 나면 구판이랑 비교 감상이라도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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